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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3살의 나이에 혈액암 판정을 받고 고통 중에서도
하늘나라로 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순수하게 하느님을 사랑했던 정지철 바오로의 삶에 대한 기록이다.
1968년 서울 소신학교에 입학한 정지철 바오로는 사제를
꿈꾸면서도 축구를 좋아했던 평범한 어린이였다. 하지만 입학의 기쁨도 잠시 그는 혈액암 판정을 받는다. 짧은 기간 동안 바오로는 병마와 싸우다가 13살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 글은 당시 정지철 바오로가 썼던 편지와 글을 가족과 지인들의 고증을 통해 작가가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여 진정한 신앙인으로 살았던 생생한 바오로의 모습을 그대로 전한다.
저자는 이 책이 영적인 갈증으로 목이 타면서도 스스로 그 목마름을 깨닫기조차 힘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많은 청소년에게 순수한 믿음을 지닌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바오로가 얼마나 순수하고 열렬하게
하느님을 사랑하였는지, 얼마나 큰 사랑으로 매 순간 깨어서 형제를 대하였는지, 그리고
고통의 가치를 얼마나 잘 알아들었는지 고스란히 이 책 속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차례
추천사
지은이의 말
첫 번째 부
구포역 - 섭리에 걸음을 맡기다
두 번째 부
혜화동(1) - 부르심과 응답
방추리(1) – 신앙의 못자리
혜화동(2) – 뜻하지 않은 여행
혜화동(3) – 영성의 홀씨 날아들다
풍납동 – 물먹은 스펀지처럼
방추리(2) – 영혼을 부강하게 하는 것
성가병원 – 장난꾸러기 천사
방추리(3) – 고통 속에 영혼은 진보한다
방월성 – 방을 옮기다
세 번째 부
그 후 – 씨앗의 흔적
네 번째 부
서울역
– 마음속 등불처럼
(본문
중에서)
지철은
지웅이 사 준 공책을 꺼내 일기를 썼다.
사랑하는 예수님, 나를 당신과 함께 당신 안에서 살게 하여 주소서.
나의 육신은 비록 병들었다 하여도 나의 영혼은 어느 사람보다 살찌고 병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하루하루 더 나은 생활을 하게 하여 주소서.
예수님께서 나를 따르려면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 하신 말씀대로, 내가 어떤 고통을 당하더라도 예수님께서 도와주세요.
그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는지, 그럼에도 그가 고통을 얼마나 잘 묵상했는지 그의 일기에서 읽을 수 있다.
1969년 1월6일 월요일
예수께서는 또 나를 사랑하사 오늘 아침부터 고통을 내게 주셨다.
나는 고통을 참으려고 애를 썼지만 눈에서는 두 줄기의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옆에 있던 누나도 두 눈에 눈물이 핑 돈다.
나는 누나 안에 계신 예수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참으려 했으나 인간의 본질인지 눈물은 자꾸만 났다.
나중에는 누나도 같이 울고 있었다.
여기에서, ‘마리아께서는 아들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도 울지 않았을 텐데’ 생각하면 누나가 잘못한 것도 같고, 또한 성경 구절에 ‘너희는 같이 기뻐하고 같이 슬퍼하라’는 말씀을 생각하면 누나도 잘 했다고 생각된다.
오늘 하루를 정말 아무 별고 없이 이렇게 살게 하여
주신 예수님께 감사합니다.
지은이
장정애는 부산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로
근무하였다. 1987년 『시조문학』지로 등단하였다. 한국시조시인협회, 한국가톨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조시인협회
회원이며, 부산가톨릭문인협회 감사, 부산여류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간호문학상 심사위원, 월간 그물편집위원, 가톨릭 경향잡지편집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불을 지피며』, 『하루에 몇 번씩 당신이 떠오르고』, 『어리석어라 그대 눈먼 사랑』, 『참 이상한 꿈길이야 바다로 가는 길은』, 『꽃처럼 살라시듯 꽃집 열어 주시기에』, 산문집 『어머니의 꽃길』이 있다.